중국/중국 이야기

나름 스펙타클 했던 중국 북경에서의 크리스마스

Roy 2015. 12. 25. 16:30
반응형


 중국에선 크리스마스가 휴일이 아니다. 그래서 수강하는 과목에 따라 일부 친구들은 크리스마스 당일 오전에 기말고사 시험을 보기도 했다.


 '어쨌든, 그래도, 크리스마스니까!'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는 싶었는데, 방해요소가 너무나 많았다.


 우선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외국 친구들과 함께 싼리툰에서 오랜만에 고급스러운 저녁식사를 즐기고 클럽이나 바에 가려고 했는데, 어제 오전에 갑자기 주중 미국대사관발로 싼리툰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뉴스가 전해져 오기 시작했다. 서양인 또는 서양인과 같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경고 였고, 우리나라 뉴스 중 일부에선 IS의 테러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급기야 중국정부에서 '황색경보'를 내리고 싼리툰에 무장병력을 투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싼리툰은 북경의 이태원 같은 곳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었는데, 무언가 이런 상황에 크리스마스 분위기 즐기겠다고 싼리툰 가는게 위험한 행동 같았다.


 그래서 결국 싼리툰에 가지 않고 오도구에 남은 친구들과 양꼬치와 맥주를 마셨다. 뭐,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하고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마시니 기분이 좋긴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친구들이 '화이트 크리스마스' 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와우!' 하면서 들뜬 마음에 커튼을 젖혀 보니... 온 세상이 하얗기는 했는데, 눈 때문이 아니라 미세먼지 때문에 그런거 였다.




 한국에선 미세먼지 농도가 100만 넘어도 뉴스에서 주의하라고 하는데, 오늘 북경의 미세먼지 농도는 무려 500 이상! 그래서 어제 산타가 중국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왔다가 안좋은 공기를 하도 마셔서 사망했다는 친구들의 농담이 그룹 채팅방에 올라오기도 했다.




 공기는 안좋았지만, 그래도 스터디 그룹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점심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밖으로 나갔다. 마스크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코가 매운 느낌이었다.





 그래도 막상 식당에 도착해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기분이 다시 좋아지긴 했다. 오늘 찾아간 식당은 U-CENTER (화리엔) 5층에 위치한 '江边城外' 였다. 생선요리 전문점 이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매콤하니 맛있었다.





 달콤한 디저트까지 생선모양! 아, 중국친구들과 생선을 먹을 때 조심할 것이 하나 있는데 생선을 먹으면서 뒤집으면 안된다. 생선을 뒤집으면 배가 뒤집힌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는데, 안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맛있게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도 역시 미세먼지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남은 크리스마스는 나의 건강을 위해 방에서 조용히 기말고사 시험 공부나 하면서, 중간 중간 미드나 봐야할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