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중국MBA : 1학년 2학기

중국 MBA : 북경에 돌아오다.

Roy 2016. 2. 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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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 / 칭화대 MBA / 청화대 MBA


 방금전에 엄마가 해준 밥을 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것 같은데, 눈 깜짝하니 내가 북경의 기숙사 침대 위에 누워있다.


 사실 방학동안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고, 한국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도 많이 보냈지만 마음 한켠엔 불안함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에 빨리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도 컸다. 


 한국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면, 그들이 나보다 많은 걸음을 앞서 나가는 것 같아서 특히나 더 불안했다. 나는 아직도 여기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친구들은 결혼을 하기도 했고, 집을 사기도 했고 (그것이 설령 대출을 받아서 산 것일지라 하여도), 아이가 생기기도 했다. 또한, 내가 학비니 생활비니 하면서 지출을 하고 있는 동안, 친구들은 차곡차곡 저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빨리 중국 북경에 돌아와서 다른 주변의 것들 신경쓰지 않고 내 갈길만 집중해서 가야겠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뭐, 북경에 오고 싶긴 했지만, 내가 북경을 정말로 사랑하고 좋아해서 그리웠던 것은 아니다. 북경에 있는 동안 가끔은 북경이 끔찍이도 싫었다. 불편하게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더러운 공기도 싫었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나는 이상한 냄새도 싫었다.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가래는 특히나 최악이었다.




 VPN 없이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를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한 인터넷 환경도 싫었다. 아니, 지금도 싫다. 


 대학교 때 중국으로 교환학생도 오고 했기 때문에 중국이 이렇다는 걸 몰랐던 건 아닌데, 아직도 이런 부분은 적응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런 걸 몰랐던 것도 아니고, 알았음에도 나는 왜 중국에 온걸까? 


 크게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누구나 짐작하듯 '아직은 기회가 있는 땅'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에 거품이 많이 껴있고, 그 발전속도는 날로 줄어들고 있지만, 나에겐 여전히 기회가 많은 땅으로 느껴진다. 중국 북경 스타트업의 메카인 '츠쿠카페'에 갔을 때, 젊은 연령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가 스타트업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에서 '역시 아직은 기회가 많은 땅' 이란 걸 새삼 다시 느끼기도 했었다.


 두번째는 너무나 싫은 중국이 정말로 좋기도 하기 때문이다. 훠궈나 마라샹궈처럼 자극적인 매운 음식도 좋고, 다양한 딤섬도 좋다. 싸고 다양한 과일은 중국생활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이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과일들도 꽤나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다.


 '툭툭' 쏟아 붙이는 말투로 이야기 하는 것 같으면서도, 정 많은 사람들도 좋다. 땅이 넓어서 가볼 곳이 많은 것도 좋다. 다양한 민족이 있는 만큼, 문화도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 글을 중국에 대한 불평불만으로 시작했듯, 사실 이번에 중국에 도착해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감정부터 들었다. 공항트레인에서 나를 사이에 두고 귀청 떨어지게 이야기 하는 것도 싫은데, 참기 힘든 입냄새까지 풍기다니...! 공항 밖으로 나가면 조금 괜찮아질까 했는데, 매연에 코끝이 매웠다. 짜증이 확 밀려올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불평불만들을 상쇄시켜줄 좋은 것들이 곧 나를 반겨 주었다. 이처럼 나에겐 애증의 도시인 북경... 이곳에서 다시 보내게 될 이번 학기는 또 어떤 모습으로 미래의 나에게 기억될지 '두근두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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