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호주 이야기

호주 시드니 일상: 해외생활 중 우울할 때

Roy 2017. 11. 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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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는 참 살기 좋은 도시인 것 같습니다. 공기도 정말 좋고, 모든 것이 풍요롭고, 또 평화롭습니다. 그런데도 문득문득 '내가 여기에서 살기로 한게 잘한 결정인가' 싶을 때가 가끔씩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드는 주요 요인은 바로 '사람' 입니다. 내가 여기서 자고 나라서 가족도 친구도 모두 여기 있다면, 호주 시드니를 벗어나서 살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제 사람들은 대부분 다 한국에 있으니까요.


호주에도 친구들이 있지만, 한국이나 중국에서 처럼 아무때나 편안하게 만나서 차를 한잔하든, 술을 한잔하든 할 수 있는 친구들은 아직 없습니다. 얼마 전에 트위터를 하다가 '편안하게 아무 때나 술 한잔 할 수 있는 동네 친구의 존재가 삶의 질을 정말 많이 높여준다' 라는 식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글을 보면서 정말 동의를 했습니다. 호주에서도 앞으로 친구들을 더 사귀고 만나게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정말로 외로울 때가 종종 있거든요.


뭐, 친구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산다는 건 정말 크리티컬한 이슈 입니다. 특히, 부모님이 나이를 드시면 드실 수록 말이죠. 부모님이 제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제가 움직이기가 쉽지가 않으니까요.


사실 중국에서 호주 시드니로 이동해 오면서 이 부분이 조금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북경에 있을 때는 그래도 거리적으로 가까웠기 때문에, 정말 쉽게 한국에 다녀올 수 있었거든요. 일단 비행시간이 2시간도 안 걸렸고, 항공권 가격도 왕복으로 35만원 정도 밖에 안해서 주말에 잠깐씩 다녀오는 것도 가능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시드니에서는 한국 한번 다녀 오려면 항공권 가격도 가격이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움직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호주 시드니에 있다 보면 저는 행복하고 좋은데, 부모님 생각하면 죄송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울해지구요. 얼마 전에도 엄마가 편찮으신 건 아니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일이 있어서, 같이 얼굴 보면서 말동무도 해드리고 그러고 싶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영상통화 밖에 없더라구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 부분은 오히려 점점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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