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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얼빈 여행, 춥다, 무지 춥다. - 빙등제, 빙설제, 동북호림원, 731부대, 안중근의사기념관, 중앙대가 등

Roy 2015. 1. 1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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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 1월 3일~6일, 4일간 중국 하얼빈 여행을 다녀왔다.


 북경에 있는 유학생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가 몇군데 있다. 상해, 내몽고, 서안, 그리고 하얼빈. 보통 여름이 가까울 때쯤 내몽고 여행을 많이 떠나고, 겨울엔 하얼빈으로 간다. 하얼빈의 추운 날씨가 두렵기는 하지만, 세계 3대 겨울 축제 중 하나인 빙등제가 열리니까.


 # 간략한 여행일정

 - 여행 첫째날 : 하얼빈 도착 / 중앙대가 / 성소피아 성당

 - 여행 둘째날 : 731부대 / 안중근의사 기념관 / 동북호림원

 - 여행 셋째날 : 빙설제 / 빙등제

 - 여행 넷째날 : 북경으로 출발 (보통 침대기차타고 약 10시간!)



 # 여행 첫째날 - 하얼빈 도착 / 중앙대가 / 성소피아 성당



 첫날 하얼빈에 도착하자마자 찾아간 곳은 하얼빈 중심가에 있는 중앙대가! 하얼빈에서 북경의 왕푸징, 서울의 명동쯤이라고 이야기 하면 될까?




 빙등제가 열리는 곳뿐만 아니라 하얼빈 도시 전체가 눈과 얼음으로 뒤덮혀 있어서, 거리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얼음 조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중앙대가에도 이런 기타 모양의 얼음조각상과 코카콜라 광고에 나오는 북극곰 조각상 등 다양한 조각상들이 있었다.




 중앙대가엔 길거리 음식도 많다. 북경 왕푸징처럼 꼬치를 파는 거리도 있고, 그 거리 근처에 하얼빈 전통(?)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들도 있다. 참, 꼬치를 파는 거리의 테이블도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사람들이 분명 거기에 앉아서 먹을 수 있음에도 기념사진만 찍고 아무도 그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먹지 않았다. 왜냐하면, 추우니까.




 하얼빈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하얼빈의 명물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있었다. 물론 먹을 걸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우리도 하나씩 사먹었다. '서주 밀크아이스크림' 맛이랑 비슷했다.




 하얼빈 중앙대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명물은, 따뜻한 콜라이다. 중앙대가 거리 곳곳에 이 따뜻한 콜라를 파는 곳을 찾을 수 있는데, 가격은 30RMB로 상당히, 아주 많이, 비싸다. 가격에 압박을 느끼기는 했지만, 맛도 궁금하고 컵도 가지고 싶어서 결국 사마셨다. 음, 맛은, 그러니까, 음... 그냥 정말 말그대로 끓인 콜라 맛이었다. 맛이 궁금하다면 콜라를 사서 끓여서 먹어보면 똑같은 맛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거대 코카콜라 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중앙대가에서 조금만 걸으면 '성소피아 성당'이 나온다. '성소피아 성당'을 비롯해서 하얼빈엔 러시아식 건물이 상당히 많다. 춥지만 건물이 아름다우니까 친구들과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었다.




 # 여행 둘째날 - 731부대 / 안중근의사 기념관 / 동북호림원



 여행 둘째날은 돌아볼 곳이 많아 아침부터 '나름' 서둘렀다. 처음 찾아간 곳은 일제시대 일본의 만행의 증거가 남아 있는 731부대.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잔인한 상황들이 벌어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차마 사진으로 담기에도 고통스러웠던 모습들을 보았다. 내가 그 시기에 살았다면 정말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럽고 끔찍했을 것 같다.




 731부대를 나와 찾아간 곳은 '안중근의사기념관' 이다. 위치는 하얼빈 기차역에 있다. 같이 간 홍콩 친구들에게 한국인에게 있어 '안중근의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후 같이 찾아간 곳이었는데, 그 친구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무래도 731부대 이후에 이곳을 방문해서 그런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시베리아 호랑이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동물원이라는 '동북호림원' 이다.




 학생증으로 반값 할인 받았다! 중국 관광지의 입장료는 상당히 비싼편이기 때문에 학생증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냐의 여부는 여행경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사파리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파리차를 타고 들어가면 호랑이가 엄청 많다! 정말 많다! 차를 따라오기도 하고, 위협하기도 하고, 사파리차 따위 관심 없다는 듯이 딴청 피우기도 한다.




 무서운 호랑이지만, 귀엽다. 이렇게 귀여워 보이는 호랑이인데 사냥감이 나타나면 맹수 본능이 살아나는 것 같다. 추가로 돈을 지불하면 호랑이들이 사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살아있는 생닭 25RMB부터 시작해서 소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우리돈 40~50만원 수준이었던 것 같다. 같이 사파리차에 탔던 중국인 여성이 추가로 돈을 지불해서 닭을 호랑이 우리에 던져 주었는데, 잔인해 보여서 나는 차마 보지 못했다.




 하얼빈 곳곳에 눈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날씨가 추움에도 불구하고, 틈만 나면 친구들과 눈싸움을 했다. 그래서 호림원을 나와서 친구에게 눈 던지고 황급히 도망가는 사진이 리얼하게 찍혔다.




 밤에는 TV 송전탑에 갔는데, 내부에 들어가지는 않고 친구들과 사진만 찍고 왔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전망대와 부페가 있다고 하는데, 가격이 상당히 비쌌던 것 같다.




 # 여행 셋째날 - 빙설제 / 빙등제


 추위에 가장 많이 노출 되었던 날이다. 약 영하 20도의 날씨에 계속해서 밖에 있었으니까...




 오전에는 빙설제가 열리는 태양도 공원으로 갔다. 겨울 축제기간 하얼빈에는 여러곳에서 빙설제나 빙등제 등이 열리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하얼빈 빙등제'이고, 그 외 빙등제나 빙설제는 그 규모가 '하얼빈 빙등제'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하얼빈 빙등제'는 밤에 가야 더 아름답기 때문에, 낮에는 태양도 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빙설제에 갔다. 빙설제의 가격도 만만치 않게 비쌌다. 입장료가 200RMB를 넘었고, 학생 할인은 중국대학 본과생들만 가능했다. 어학연수생, 대학원생 등은 할인 적용이 안되었다.




 입장료는 비쌌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빙등제가 '얼음조각' 들로 꾸며져 있다면, 빙설제는 '눈 조각'으로 꾸며져 있어서 빙등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넓기도 넓어서 다 보는데 3~4시간은 넘게 걸렸던 것 같다.




 날씨가 추워서 따듯한 차를 파는 곳들도 많았는데, 가격은 무지막지하게 비쌌다. 저 종이컵에 든 코코아 한잔이 20RMB!!! 관광지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모두 비싼 것 같다.




 하얼빈 빙등제는 태양도공원 빙설제가 열리는 곳에서 택시로 10분 정도 거리에서 열리고 있었다. 아침과 오후의 입장료가 약 2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낮에 가면 얼음 조각상에 불빛이 전혀 들어와 있지 않다. 가격 차이가 2배나 나는 만큼 하얼빈 빙등제의 밤은 낮보다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다.


 학생할인은 어학연수생, 본과생 모두 가능하지만 연령제한이 있다. 24살 이하! 아무리 학생이어도 24살 초과한 경우엔 학생할인을 받지 못한다. 검사도 철저하다. 표 판매하는 곳에서 한번 검사하고, 입장할 때 다시 한번 학생증과 여권을 동시에 검사한다. 그래서 학생할인 받을려면 여권과 학생증이 모두 필요하다. 학생할인 없이 오후에 표를 구매하면 가격은 약 300RMB로 상당히 비싸다.




 밤이 되면 이렇게 얼음조각에 불빛이 켜지면서 화려해 진다.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아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5시간 이상을 구경한 것 같다.




 스프라이트 얼음 조각상, 자동차 모양 얼음 조각상, 하얼빈 맥주 얼음 조각상 등 다양한 모양의 얼음 조각상들이 있다. 실제로 술을 마실 수 있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바(주점)도 있다. 테이블도, 의자도 모두 얼음으로 되어 있다.




 성이나 탑 모양의 거대 얼음 조각상들도 많다. 얼음과 불빛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정말 아름답다. 왜 세계 3대 겨울축제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같이 여행 간 친구들과 단체로 어그부츠를 구매해서 갔는데, 어그부츠가 큰 도움이 되었다. 일반 양말 신고, 수면 양말 다시 한번 더 신고, 어그부츠까지 신었는데도 발가락이 조금 시려웠는데, 어그부츠가 없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 같다. 친구 사진찍는거 방해하고 싶었는데, 추위때문에 주머니에서 손꺼내기가 무서워서 발로 괴롭혔다... 휴대폰 만질 때마다 장갑 잠깐씩 벗으면, 손이 정말 말도 못하게 시려웠다. 정말 언제 또 이런 추위를 경험해볼까 싶다.




 빙등제 곳곳에 슬라이딩할 수 있는 시설들도 많다. 정말 어린 아이처럼 신나게 많이 탔던 것 같다.



 추웠지만 정말 좋았고, 신났던 하얼빈! 그 여행의 결과는, 북경 도착하자마자 바로 감기약 구매! 하지만, 하얼빈에 가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것 같다. 그만큼 기억에 남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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