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국 여행

중국여행의 추억 / 장거리버스 타고 여행하기

Roy 2016. 9.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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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진은 거의 없고, 일기장에 내용만 남아있는 중국여행의 추억을 꺼내보려 합니다. 대학생 때 산동성 지난 (제남)에서 교환학생을 시작한 이후로 열심히 여행을 다녔다는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그때 다녀왔던 여행지 중 하나가 낙양입니다. 오늘은, 그 '낙양으로 떠나는 길'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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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의 추억 / 공자가 살던 도시, 취푸 (곡부)



낙양으로 떠나는 길은 정말 힘들었습니다ㅠ 지난번 취푸 여행때와 달리 중국어 잘 못하는 한국인 남자 셋이서 여행을 다녀왔는데ㅠ 처음부터 일이 꼬여 가지고, 정말 엄청 고생하면서 여행했습니다ㅋㅠ 지금은 완전 '꿀잼' 추억이 되었지만요ㅋ




4월 초의 금요일,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교실 밖으로 뛰어나와 미리 장을 보고 있던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갔던 산동대학교는 고등학교 처럼 수업종이 울렸었습니다ㅋ) 그리곤, 바로 역으로 출발 안하고, 기숙사로 돌아왔죠.

저희가 타려던 기차 출발시간은 오후 5시 37분 이었는데, 무언가 3시 30분까지도 출발 안하고, 기숙사에 있었습니다. 왜... 이 포스팅의 제목이 '장거리 버스 타고 여행하기' 인지 감이 오시죠?ㅠ

3시 30분이 조금 지나서 '매우' 여유롭게 기숙사를 나와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이날은 무슨 '마'가 낀 날인지 지나가는 택시마다 손님이 타있더라구요ㅠ 그러다보니 여유롭던 마음은 사라지고, 엄청 초조해져서ㅠ 큰 길로 계속해서 걸어갔는데요ㅠ 그렇게 교통질서를 위반하면서도 사고 한번 안나던 차들이ㅠ 이날은 충돌사고까지 냈더라구요ㅠ

마음이 엄청 초조해진 상태에 택시 한대가 멈춰서더니, 저희한테 합승을 제안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일단 타긴 했는데ㅠ 이 아저씨 '너무' 천천히 운전하시더라구요ㅠ 빨리 가겠다고 차선 변경할 때마다 그 차선이 더 막히는 거 같고ㅠ 지금 생각해보면, 무언가 아저씨의 운전미숙이라기 보다는 저희의 마음이 초조해서 그렇게 느껴졌을 확률이 99%인 것 같지만... 그땐 '왜 이렇게 운전을 못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ㅠ

결국 예정된 기차시간을 넘기고 나서야 기차역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요ㅠ 기차가 연착되었기를 바라며 뛰어 보았지만ㅠ 안내원에게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이제 왔냐'는 꾸중(?)만 들었죠ㅠ



환불이라도 받아야 겠다는 생각에 기차표 판매대로 갔는데, 사람들이 정말 엄청 많더군요ㅠ 말그대로 '인산인해'... 아무래도 청명절 연휴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ㅠ


그래도 그당시에 어떻게 알았는지ㅋ 기차 시간이 지나도 80%는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암표장사 아저씨들이 저희한테 자꾸 와서 저희 기차표는 환불 안되는 거라면서 자신들에게 팔라고 하더라구요ㅠ 그래서, '환불 안되는 기차표를 어디다가 쓰려고 산다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죠ㅋ 뭐, 사실 사람도 많고, 줄서는 것도 귀찮아서, 중간중간 아저씨들의 유혹에 속아 넘어가 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많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버티고 버텨서 결국은 환불을 받아냈습니다ㅋ


환불 받은 돈으로 다른 시간대의 기차표를 사려고 했는데ㅠ 청명절 연휴 기간이라 이미 표는 매진 상태ㅠ 결국 저희는 결정을 해야했죠. 낙양여행을 포기하거나, 장거리버스를 타는 모험을 해보거나...


왜 장거리버스 타는 걸 모험이라고 생각했느냐 하면ㅠ 그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여행책자에는 중국의 침대버스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신발을 벗고 누워서 자기 때문에 발 냄새가 엄청 심하고, 그 외에도 갖가지 알 수 없는 냄새가 심해 잠들기 어려울 정도다...... 또한 지방 산악 지대의 경우에는 도로 사정도 좋지 않은데, 가로등도 없는 밤길을 난폭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생명의 위협에 장시간 긴장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편이다.'


저랑 친구들은 '이걸 지금 타라고 소개해 놓은 거야?' 이러면서 투덜거렸지만, 결국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장거리버스를 타고 낙양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ㅋ




장거리버스 티켓을 사고 기뻐하는 친구의 표정...ㅋ 제 친구의 인권은 소중하니까ㅋㅋㅋ 스마일 스티커로 친구의 표정은 대체합니다ㅋㅋㅋ 목숨을 걸고 버스 타면서도ㅋ 드디어 낙양으로 떠난다는 마음에 표정은 완전 '스마일 스마일' 했습니다ㅋ


비장한 각오와 함께 밤 9시에 지난을 떠나 낙양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요, '오잉!' 생각보다 버스 안이 무척 깔끔했어요. 그때는 블로그를 할거라고 생각을 안했었기 때문에 사진을 안찍었는데ㅠ 그래서 사진이 없어서 안타깝기는 한데ㅠ 정말 깔끔했어요.


오히려 저희 발냄새가 다른 중국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중국인들한테도 냄새가 안났구요. 몇개의 버스 옵션 중에 가장 비싼 버스를 선택했었는데, 그래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다른 블로그들 보면, 중국에서 장거리버스 타고 고생한 분들도 꽤 있는 것 같더라구요. 


같이 버스를 탔던 사람들도 저희가 한국인이라고 엄청 좋아하고 신기해 했어요ㅎ 아무래도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에서 출발한 버스가 아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ㅎ 휴게소에 들렸을 때는 기사 아저씨가 '너희들 안버리고 갈테니까 여유있게 화장실 다녀오라'고 농담도 건네주고 그랬어요ㅎ


그렇게... 즐겁고 편하게ㅋ 버스를 타고 가면서... 저희는 '버스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좋다'며 행복해 했고, 우리가 앞으로 낙양에서 어떤 악마들을 만나게 될지는 상상치도 못했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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