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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경 48시간, 1박 2일 식도락 여행기 일정

Roy 2025. 6. 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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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습니다!"

 

 

지난번 중국 북경여행의 컨셉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식도락 여행 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북경 방문 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못 먹었던 중국 음식들을 듬뿍 먹고 와야지!" 하는 생각을 원래도 했었고, 자금성 등 주요 관광지에 대한 사전 예약을 미리 하지 못해서, 먹는 거 빼고는 할 것이 별로 없었거든요🤣

 

https://littlep.tistory.com/m/entry/무비자로-떠나는-북경-그런데-사전-예약-안하면-자금성이화원-등-주요-관광지-아예-못-갈-수도

 

북경이 식도락 여행하기에 좋은 점은 드넓은 중국 대륙의 다양한 음식들을 손쉽게 맛볼 수 있다는 점 입니다. 북경하면 구운 껍질이 얇게 부서지는 "북경오리 (베이징카오야)"가 떠오르는데요, 얇은 전병 위에 파와 오이를 올리고 장을 찍어 돌돌 말아 먹으면 정말 입에서 음식이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이 드는 저의 최애 음식 중 하나죠.

 

그렇지만, 또 어떤 식당에서는 중국 대륙의 남쪽에 위치한 광동지역의 "딤섬"을 맛깔나게 팔고 있습니다. 잘못 찾아가면 너무나 비위생적인 식당들도 있지만, 운좋게(?) 잘 찾아 들어가면 광저우나 홍콩에서 먹었던 "딤섬"과 별반 차이 없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사천 지역에서 맛봤던 "마라훠궈"까지 먹어주면, 거의 중국 전역을 여행한 느낌이 들죠. 아직, "하이난 치킨"이나 윈난성의 동남아풍 음식들도 남아 있는데 말이죠. 거기에, 백주나 황주같은 중국 전통 술까지 한 잔 곁들이면, 기분이 진짜 끝내주죠.

 

그래서, 저는 48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먹었는데요, 그덕에 살이 2-3kg 정도는 찐 것 같습니다.

 

[1박2일 / 48시간 북경 식도락 여행 일정]

1일 브런치 Qing Chun Perma 싼리툰: 미쉐린 빕그루밍에 오른 베지테리언 맛집 /프랜차이즈

1일 간식 Heytea: 요즘 중국에서 뜨고 있는 밀크티 브랜드

1일 저녁 老北京炭火銅鍋涮肉 (双井街道垂杨柳南街垂杨柳中里6号楼): 현지인 친구가 추천해준 훠궈 맛집 /프랜차이즈

1일 밤 The Lounge 바

 

2일 브런치 陶陶居酒家: 역시나 싼리툰에 위치한 미쉐린 빕그루밍 딤섬 맛집 /프랜차이즈

2일 간식 난뤄구샹에서 북경식 과자 + Metal Hands에서 커피 & 케이크

2일 저녁 晟永兴: 미쉐린 1스타 북경오리 맛집 /프랜차이즈

 

1일 브런치 / Qing Chun Perma  https://j.map.baidu.com/26/tb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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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경에서 가장 젊고 활기찬 동네인 싼리툰. 그만큼 사람도 많고 복잡한 곳인데, '이런 빌딩 숲에, 그리고 이렇게 복잡한 빌딩 안에 이렇게 평화로운 곳이 숨어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식당 이었어요. 무언가 일본에서 가봤던 고급식당 느낌도 나는 것 같은데, 테이블이 놓여져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기는 하더라구요.

 

 

이 식당의 특징은 모든 메뉴가 채식이라는 것인데, 동남아 느낌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서, 채식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딤섬인데요, "채식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입안 가득 다양한 풍미가 느껴졌어요. 그리고, 만두피가 정말 탱탱하고 쫄깃한 것도 좋았어요. 

 

 

매운음식이 먹고 싶어서 탄탄멘도 하나 주문 했는데, 고기가 안들어가서 심심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잠시 했었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일 뿐이었어요. 오히려 더 풍미를 느낄 수 있었고, 매운맛이 기분 좋은 매운맛이라서 좋았어요. "기분좋은 매운맛이 뭐냐?" 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은 할 수 없지만, 저는 스트레스 받을 때 닭발이나 떡볶이 같은 매운 음식을 매우 좋아하는데, 불닭볶음면에서 느껴지는 매운맛은 무언가 너무 인위적인 느낌이 나서 별로더라구요.

 

 

빕그루밍 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쉐린에 오른 곳이라 가격이 조금 나갈 줄 알았는데, 둘이서 딤섬이랑 탄탄멘 하나 먹는데 98위안, 우리돈으로 2만원 정도 밖에 안나왔어요. 싼리툰에서 이렇게 깨끗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이렇게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음식을 인당 만원 정도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말 놀라움의 연속 이었던 것 같습니다.

 

 

1일 간식 / 헤이티 (Hey Tea)

 

저는 커피나 차에 관심이 많아서, 중국에 가면 그 시기에 유행하는 프랜차이즈들은 한번씩 다 들려보는 편이예요. 한동안은 중국에서 루이싱커피가 스타벅스를 앞지를 것이다라는 기사가 많이 나와서, 루이싱커피도 몇 차례 들렸었는데요, 이번 타겟은 헤이티 였어요.

 

 

요즘 북경을 포함하여 웬만한 대도시 번화가에는 헤이티 매장이 있다고 하는데요, 싼리툰에서 브런치를 먹고 나오는데, 거기에도 여지없이 헤이티 매장이 있더라구요. 밀크티 맛에 놀라기 전에 먼저 놀란 것은 헤이티 음료를 받기 위한 대기인원들 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매장에서 키오스크 때문에 헤매시는 모습이 떠올랐어요. 왜냐하면, 주문을 QR코드 스캔해서 스마트폰으로만 받더라구요!

 

가격도 우리돈으로 4-5천원 정도하고, 맛도 무난해서, "이 브랜드가 왜 이렇게 떴지?"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는데, 계속 마시다보니 "그래, 이런 음료는 어디서나 평타 이상의 무난함을 유지하는게 중요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일 저녁 / 老北京炭火銅鍋涮肉 https://j.map.baidu.com/4b/I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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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국 훠궈하면 하이디라오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사천성 여행을 몇 차례 다녀온 이후로는 "하이디라오는 서비스랑 마케팅이 좋은 곳이고, 진짜 훠궈 맛집은 따로있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북경 여행 가면서도 북경 토박이 친구에게 "로컬들이 다니는 진짜 훠궈맛집"을 물어봤고, 그렇게 소개를 받은 곳이 이 곳 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영화 세트장 같은 80년대 북경의 모습으로 꾸며져 있는 식당이 보였는데요, 그보다 먼저 제 오감을 자극한 건 코끝을 자극하는 마라향 이었어요. 그리고, 엄청난 대기줄!

 

 

장기판이 있어서, 기다리는동안 친구랑 정말 오랜만에 장기를 두었는데요, 역시 친구랑은 게임을 하는게 아닌가봐요. 한명이 지면 다시 이길 때까지 무한게임 반복...😂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80년대 북경 컨셉이라고 해서 앉는 의자까지 불편하게 옛날 학교의 나무의자 느낌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의자까지 나무의자로 준비를 해놨더라구요. 그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이곳은 "서비스 맛집"이 아닌 "음식 맛집" 이니까 이런 부분은 넘기기로 해요😋

 

 

정말 자극적으로 매운 마라국물에 고기를 살짝 담궈서 익힌다음 고소한 마장을 듬뿍 찍어서 먹는 훠궈가 먹고 싶었지만, 무언가 첫날부터 갑자기 너무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안될 거 같아서, 맑은탕에 소스를 매웁게 만들어서 먹었어요. & 채소보다는 고기 위주로 집중 공략 😂

 

하이디라오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이나 정갈한 서비스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특유의 옛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습니다. 대학교 입학 전 고등학교 친구들하고 처음으로 중국 배낭여행을 떠나서 훠궈라는 음식이 뭔지도 모르면서 먹었었던 기억도 떠오르고, 유학시절 중국생활이 힘들때면, 친구들이랑 훠궈에 맥주 한 잔 하던 시절도 떠오르면서, 무언가 회사 일 등에 지친 저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는 저녁이었던 거 같습니다.

 

 

1일 밤 / The Lounge 바 https://j.map.baidu.com/73/2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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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샹그릴라 차이나 월드 서밋 윙에 위치한 바인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조금 실망 이었어요. 상해에서 고급호텔들에 위취한 바들을 투어하면서 정말 야경도, 서비스도 마음에 들었는데요, 역시 도시 야경뷰는 상해가 북경보다 한수 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상해에 있는 동안은 하루에도 2-3개 바도 가고, 거의 매일 밤 바에 갔었는데, 북경에서는 여기 한 번 가고 더이상 안갔어요. 가격이나 이런 것들은 상해랑 거의 비슷했는데, 서비스도, 느껴지는 느낌도, 모두 떨어졌거든요. 특히, 바 분위기도 세련되었다기 보다는, 약간 좀 나이드신 분들 대상으로 하는 라이브바 느낌 이었어요. 

 

2일 브런치 / 陶陶居酒家 https://j.map.baidu.com/58/xv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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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국요리 중 북경요리만큼이나 좋아하는 딤섬. 그래서, 둘째날 아침도 저의 "광동요리 땡기지 않냐?"라는 질문에 같이 간 친구가 싼리툰 타이쿠리에 위치한 "타오타오쥐"를 찾았고, 미쉐린 빕그루밍을 받은 곳의 프랜차이즈라고 해서 큰 반항없이(?) 따라 나섰습니다. 저희의 국룰은 반대를 하려거든, 대안을 가져오라인데, 제게 마땅한 대안이 없었거든요. 후기들을 쭉 훑어보니 평이 나쁘지도 않았던 거 같구요.

 

광동요리는 단맛이 많이 난다고 하는데, 이건 날씨 영향도 있는 거 같아요. 동남아 같이 날씨가 더운 곳들의 음식으로 주로 달거나 짠 경향이 있더라구요. 광동도 중국에서 더운 지역에 속하니까 음식이 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곳의 음식도 달달한 맛이 많이 느껴지기는 했는데, 조금은 씁쓸한 느낌의 차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서 좋았습니다.

 

 

다양한 딤섬 요리를 시켰는데, 그중에 새우가 들어가 있는 하가우가 정말 맛있었어요. 입천장 데일까봐 조금은 조심스럽게 한입 베어 물어 먹었는데, 새우살은 매우 탄력 있게 씹혔고, 반대로 얇은 피는 입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딤섬집에만 가면 "차슈바오, 차슈바오"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번도 주문을 했는데요, 고기는 짭짤했고, 번은 크림처럼 부드러워서 조화가 잘 이루어 졌어요.

 

 

이때는 겨울이었기 때문에, 광동식 탕도 주문을 했는데요, 돼지뼈를 고아낸 국물이 깊으면서도 맛있었어요. 진득한 고소한 느낌과 함께 온 몸이 따뜻해 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구요. "아, 이래서 겨울엔 사람들이 탕을 마시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 (여름에 먹어도 맛있는 건 안비밀😋)

 

 

북경에 있는 동안 딤섬집을 엄청 많이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있을 때 딤섬 좀 더 열심히 먹을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던 곳 이었습니다.

 

 

2일 간식 / 난뤄구샹에서 북경식 과자 + Metal Hands에서 커피 & 케이크

 

 

난뤄구샹에서 정말 오랜만에 중국 전통 과자를 사먹었는데, 맛있더라구요. 근데 이건 강추하기는 뭐한게, 저는 매우 좋아하는데, 저희 부모님이랑 친구들 사다주니까, 호불호가 좀 갈리더라구요. 고급 화과자 같다는 평도 있었던 반면에, 부스레기 같은 것들이 많이 떨어지는게 먹기도 불편하고 좀 옛날 불량식품 같다는 평들도 있었어요. 

 

 

난뤄구샹에서 간단하게 이런저런 길거리 음식을 먹은 다음엔, 인파를 피해서 구석진 후통 골목에 위치해 있는 Metal Hands에 가서 커피랑 케이크를 먹었습니다. 여기도 정말 인상깊은 곳이었어서 별도 포스팅을 했었죠. https://littlep.tistory.com/m/entry/중국-북경-후통에-위치한-분위기-좋은-카페-Metal-Hands-사진-맛집으로-추천

 

중국 북경 후통에 위치한 분위기 좋은 카페, Metal Hands - 사진 맛집으로 추천!

중국 북경 / Metal Hands사람들로 붐비는 베이징 여행지에서 잠시 벗어나,분위기 있고, 조용하게 커피와 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카페 https://maps.app.goo.gl/3hhegQP6oHvDBZ6A8 Metal Hands · 61 Wudaoying Hu Tong, 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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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저녁 / 晟永兴 https://j.map.baidu.com/9a/j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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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북경여행 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한가지, 바로 북경오리 (베이징카오야)!

 

 

"어디서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날까?" 하면서 북경 현지 친구들에게 엄청 많이 물어봤고,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곳이 晟永兴 이었습니다. 이곳도 프랜차이즈 였는데, 싼리툰지점이 우다코우(오도구) 지점보다 가격이 1.5배는 더 비싸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맛은 비슷하고, 분위기와 서비스에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해서, 우다코우 지점으로 다녀왔습니다.

 

 

싼리툰지점에 비해 분위기는 조금 떨어진다는 우다코우지점도 매우 모던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일전에 많이 가본 전취덕 같은 곳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 전통의 기름기가 느껴지는 디자인대신, 미니멀하고 모던한 느낌으로 인테리어가 구성되어 있어서 조금은 놀랐고, 그래서 분위기에 취해 계획에 없던 와인까지 한 병 시켜 마셔서, 둘이서 한국돈으로 13-4만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진짜 분위기가 북경오리집이 아닌 파인다이닝 느낌이었고, 직원들도 매우 깔끔하고 교육이 잘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자리 안내를 받을 때부터 무언가 '알잘딱깔센'이란 단어가 계속 떠오르는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북경오리의 맛! 맛도 정말 훌륭했어요. 단순히 바삭하고 고소하다는 느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맛 이었어요. 무언가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것 같으면서도 바삭한 느낌도 들고, 정말 그 맛이 일품이었어요.

 

 

입안에서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의 오리 껍질을 먹고, 함께 주문했던 까베르네 소비뇽을 곁들여 마시는데, 짙은 베리 향과 산도가 오리껍질이 가지고 있던 기름을 시원하게 씼어 주면서, 입안에 온갖 맛이 다 느껴지는 거 같았어요. "이래서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버는가보다. 나중에 돈 없어서 이런 맛있는 음식 조합을 알면서도 못 먹으면 너무 슬프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한국 돌아가면 정말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라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죠.

 

 

식사를 마친 후엔 제가 북경생활을 하면서 가장 오래 살았던 오도구지역으로 이동해서 잠시 과거로의 추억 여행에 빠져들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에 와인을 한 잔 곁들여서 그랬는지, 북경에 있는 동안 힘든 날들도 많았는데, 좋았던 기억만 떠오르더라구요. 정말 오랜만에 북경에 다녀왔던 건데, 이제는 무비자이기도 하니, 주말을 이용해서 종종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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