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와 영화가 각기 중국과 중국사람들을 다루는 방법이 참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주로 한류를 염두해두고 제작되는 반면, 영화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일까요?
올 한 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들을 봐도, '청년경찰', '범죄도시' 등 중국인들이 나쁜 역할로 나온 영화들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뭐, 물론 위에 언급한 2개의 영화는 저도 재미있게 봤고, 심지어 '범죄도시'는 시드니에서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봤습니다.
저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묘사되는 영화들을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웬만하면 같이 보자고 하지 않는데, 한국에 호의적인 친구들이라서 그런건지 한국에서 인기있는 영화들은 대부분 저보다도 먼저 알고 와서 같이 보러가자고 하더라구요.
이런 영화를 보고나서의 반응도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단 쿨했습니다. '뭐, 기분 좋을 것도 없지만 그냥 영화니까...'의 반응이었죠.
그런데 이 친구들이 어느 날인가 영화 '코리아'를 보고 오더니, '말도 안된다' 면서 열변을 토해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본지가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기는 했지만, 상당히 감동적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 였거든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는 영화에서 중국선수를 너무나 심하게 못되게 묘사한거 아니냐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특히 영화에 보면 중국선수 '덩야령'이 북한선수를 무시하면서 탁구공을 짓밟는 장면 등이 나오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중국인 누구나 그 '덩야령' 이라는 선수가 실제로는 '덩야핑' 선수라는 걸 유추해 낼 수 있고, '덩야핑'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4개나 딴 중국인들에게는 스포츠 영웅 중 한 명이라는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우리의 스포츠영웅이 다른 나라 영화에서 '경쟁자'가 아니라 '악역'으로 소비가 된다면 저라도 화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문화 컨텐츠에서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다룰 땐 무언가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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