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우리집 강아지 딸기

산책 싫어하는 (무서워하는?) 우리집 강아지ㅠ

Roy 2019. 6. 1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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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상상했던 건 '목줄을 맨 강아지와 매일 같이 여유롭게 산책하는 것' 이었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이후, 그런 여유로움은 쉽사리 누릴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ㅠ




사실 우리집 강아지 딸기는 많은 면에 있어서 매우 매우 '천사견' 이다. 잘 짖지도 않고, 대소변도 잘 가리며, 나에게 살가우면서도 독립적이다.


사실 대소변은 정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소변패드에 일을 잘 봐줘서 정말 고마웠다. 본인은 놀고 싶은데, 내가 옆에 있으면서도 안놀아 줄 때만 패드가 아닌 다른 곳에 소변을 보는 걸 보면 '우리집 강아지 정말 천재인가 본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약간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 이기는 한데, '이래서 부모님들이 자식자랑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랑 비슷한 시기에 강아지를 입양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강아지는 자꾸 사고를 친다는 것이다. 대소변도 못 가리고, 친구가 밖에만 나가려고 하면 엄청나게 짖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괜히 우리 강아지의 행동을 더 자랑하고 싶고 그렇다. (물론, 자제 중이다ㅋ)




우리집 강아지 딸기는 백신 주사를 맞을 때도 용감하게 참 잘 맞았다. 진짜 소리를 한번 안내고 주사 맞는 모습을 보면서 '와, 어쩜 너처럼 착한 아이가 나한테 왔니'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딸기를 위한 음식을 준비할 때도 절대 빨리 달라고 난리치지 않는다. 오히려 위 사진처럼 늠름하게 앉아서 기다린다. 정말 '어디서 이런 걸 배워왔니?'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참고로, 우리집 강아지 딸기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닭가슴살이다. 웬만한 간식보다 닭가슴살을 훨씬 더 좋아한다. 그리고 수의사분도 딸기가 좋아한다면 닭가슴살은 식사대용으로도 괜찮다고 해주셨던 바, 매일 아침 닭가슴살을 식사대용으로 주고 있다. 


사실 이건 내 미안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같은 방을 사용하지 않고, 거실에서 잠을 재우기 때문에 밤 사이 느꼈을지도 모를 외로움에 대한 미안함이 있고, 또 어쨌든 아침엔 잠깐 놀아주고, 일하러 가야 하니까, 그거에 대한 미안함도 있다. 어쨌든 이 덕에 나는 평소보다 10-20분 정도 먼저 일어나고 있다.




사실, 10-20분 더 자는 것 보다는 강아지를 돌보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조금 일찍 일어나는 건 아무렇지 않은데, '매일 여유롭게 강아지와 산책하겠다'는 내 꿈이 쉽사리 실현되지 않을 것 같은 건 슬프고, 또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할지 고민스럽다.


'모든 강아지는 산책을 좋아할 것' 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집 강아지 딸기는 현재 밖에 나가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밖에 나가는 것도 싫어하는데, 목줄 매는 건 정말 더더욱 싫어한다. 목에 목줄 한번 매면 그 목줄 풀려고 아주 한바탕 난리를 친다. 최근엔 내가 손에 목줄만 들어도 자기 집으로 도망가 버린다. 


목줄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강아지 자체도 흥분해서 어디론가 달려가 버린다던가 하면 위험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정말 너무 힘들다ㅠ 어떻게 겨우 밖에 데려나가도 바닥에 딱 붙어서는 움직이질 않는다.


신기하게 거실에선 엄청 잘 뛰어 노는 아이가, 거실과 연결되어 있는 야외 발코니로도 안나가려 했다. 그래서 야외 발코니로 오게 하는데도 정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세상 모든 강아지가 처음부터 산책을 좋아하는 건 아닌가 보다ㅠ


어쨌든 야외 발코니를 적응 시킨 다음엔,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 3층에 작은 공원이 있어서 거기서 산책 연습을 하고 있다. 일단, 거긴 밤 시간에 가면 사람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고, 외부와는 단절된 공간이기 때문에 일단은 목줄 없이 산책 연습을 하고 있다. 목줄이 없어서 인지 여기서는 3일 정도 열심히 뛰어 놀았는데, 오늘은 또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산책 실패하고 집으로 복귀ㅠ


정말 어떻게 산책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지ㅠ 고민스럽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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