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국 이야기

(일상) 북경 일기 2 | 서프라이징, 북경.

Roy 2019. 2. 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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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중국 북경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중국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곤 했다. 중국인들이 나에게 이 질문을 던질 때는 좋은 말들이 나오길 기대하는 표정이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이게 아이러니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인들이 이 질문을 던질 때는 내가 무언가 안좋은 이야기를 꺼내길 바라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좋았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난 후에, 중국에 한번도 안 다녀온 사람으로 부터 반대의견을 받기도 했다.




중국인이든, 중국에 다녀 온 한국인이든, 아니면 중국에 한번도 안 가본 한국인이든,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는 '수 많은 사람들' 이었다.


중국친구들이 영어회화 수업시간 첫 날에 자기소개를 하면서 '나는 작은 도시에서 왔어'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캐나다인 선생님이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물은 적이 있다. 그런데, 수 많은 친구들이 '5백만 이상' 이라고 답변을 해서, 선생님이 '그건 결코 작은 도시가 아니야' 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작은 도시의 인구도 5백만 이상인데,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북경의 인구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런 북경에는 외국인도 진짜 많았다. 개인적으로 내가 느끼기엔 오히려 서울 보다 더 외국인도 많고, 국제화된 느낌이었다. 물론, 내 느낌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은 한국인 이었는데, 유학생 밀집지역인 오도구엔 중국인, 외국인, 그리고 한국인, 이렇게 3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말까지 있었다.


한국인 외에 아프리카와 중동 사람들도 많았고, 개인적으론 의외였는데, 이탈리아 사람들도 꽤 많았다. 특히, 내가 중국어수업을 처음 들었던 반에는 한국인 만큼이나 이탈리아인들이 많았다. 나중에 이탈리아 친구랑 친해져서 들어보니, 이탈리아에 중국인 관관객들이 워낙 많아서, 여행가이드를 할 때 중국어를 할 줄 알면 수익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의외이기도 했던건 일본인이다. 일본인은 많아서 놀랐다기 보다는, 진짜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어서 놀랐다. 무언가 일본은 역사, 경제, 정치 등 복합적 이유 등으로 인해 중국 보다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 이겠지만, 북경엔 북한 사람도 꽤 있었다. 그런데, 나도 멀리서 본 적만 있지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교류를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우선 나 스스로도 무언가 무서웠고, 괜히 내가 이유 없이 말 걸었다가 그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있었다.


어쨌든 내가 그들을 가장 가까이서 본 건 칭화대 어학연수 시절 친하게 지내던 스페인 친구의 기숙사를 방문했을 때 였다. 그 친구가 사용하던 방이 북한 학생들과 같은 층에 있었는데, 북한 사람들의 방문 앞에는 인공기가 부착되어 있었다. 무언가 아이러니 했던 건 그 층엔 북한 사람들 외에 다른 외국인들도 있었는데,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북경 사람들의 건강한 생활습관에도 놀랐다. 물론, 중국인들이 모든 면에 있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보여준 건 아닌데, 내가 꼭 배우고 싶은 습관들이 몇 개 있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아침밥 문화이다. 아침은 사먹는 문화가 강했는데, 두유랑 죽에 삶은 계란이나 만두 또는 중국식 도넛인 요우티아오 등을 간단하게 먹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인 친구들 집에 놀러 갔을 때도 아침은 간단하고 빠르게, 하지만 꼭 챙겨 먹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아빠나 엄마가 간단한 야채요리를 하는 동안, 자식은 밖에 나가서 만두나 요우티아오 같은 주식을 사오고, 나머지 한 사람은 식탁을 셋팅하는 것이 가장 전형적인 현대 중국인 가족의 아침식사 풍경이 아닌가 싶다. 


두번째 습관은 낮잠이다. 중국 친구들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낮잠 자는 문화가 매우 습관화 되어 있었는데, 오전 수업 후에 점심밥을 먹고 나면, 기숙사로 돌아가서 낮잠을 청하곤 했다. 이건 내가 중국회사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 였는데, 점심밥을 먹고 오면 동료들이 상사가 있든 없든 쿠션 같은 거 하나씩 꺼내서 낮잠을 청하곤 했다. 나도 얼떨결에 같이 낮잠을 자곤 했는데, 그렇게 한숨 자고 나면 업무 생산성이 확확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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