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국 이야기

중국인 친구 결혼식 참석

Roy 2016. 5. 29.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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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우리반의 유일한 '공식커플'이 결혼을 했다. 입학전부터 사랑을 키워오다가 드디어 오늘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처음 가보는 중국 결혼식이라 나도 괜히 기대되고 설레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결혼식장에 도착하니 빨간색 꽃부터 시작해서 빨간색으로 된 각종 장식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중국인들이 확실히 빨간색을 좋아하긴 좋아하는 것 같다.




 중국 결혼식에 참석할 때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축의금을 내는데, 이 축의금 봉투도 빨간색이었다.


 사실, 오늘 결혼식 가기전에 외국인 친구들끼리 축의금을 얼마를 내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알아낸 바에 의하면, 최소금액이 500원 (우리돈 9만원 수준) 으로, 한국의 5만원 보다 더 비쌌다. 500원 위로는 600원을 하는데, 중국인들이 숫자 6을 좋아해서, 어느정도 친한 친구사이엔 500원 보단 600원을 더 많이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10만원 정도 축의금을 주는 가까운 친구사이 정도에선 800원 (우리돈 15만원 수준)을 낸다고 하는데, 이 또한 중국인이 숫자 8을 좋아해서 그렇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원래부터 체면을 중시한다는 걸 알기는 했지만, 우리보다 개인별 소득수준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수준의 축의금을 낸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결혼식은 실외로 진행되었는데, 공기도 좋고, 날씨도 청명하니 좋았다. 다만, 조금 많이 더웠던게 아쉽다. 그래도 센스있게 자리마다 부채를 준비해놔서, 꽤나 유용하게 사용을 한 것 같다.



 

 식이 진행되는 곳 입구엔 신랑과 베스트맨들, 그리고 신부 들러리들이 서있었다. 한국의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오늘의 주인공인 신부는 식전까지 신부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식이 시작되자 베스트맨과 신부 들러리들이 먼저 입장을 했다. 베스트맨과 신부들도 대부분 우리반 친구들 이었는데, 이렇게 정장 및 드레스를 입으니 평소보다 훨씬 멋있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신랑이 입장했는데, 신랑의 넥타이도 빨간색 이었다. 중국인들의 빨간색에 대한 사랑이 크긴 큰 것 같다.





 신랑입장 후,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식장으로 들어섰다. 이때부터 신부가 조금씩 울먹거리기 시작하더니, 식이 진행되는 동안 신랑과 신부 모두 꽤나 많이 울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이 우는건 거의 처음 봤는데, 자기 감정표현에 솔직한거 같아서 오히려 보기 좋았던 것 같다.




 식이 끝난 후엔 맛있는 식사타임! 날이 너무 더워서 땀을 거의 한바가지 흘린 것만 빼면, 부페형식으로 준비된 음식들도 진짜 맛있었고, 모든게 다 좋았다.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 중 1명을 제비뽑기로 추첨해서 '3천피스(!) 세계지도 퍼즐'을 선물로 줬는데, 내가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으로 뽑혔다. 너무 예상을 못했던 상황이라, 되게 어버버 하면서 '고맙고, 정말 너네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라고 밖에 말을 해주지 못해서 조금 아쉽다. 개그도 치면서 조금 센스있게 말해줬다면 더 좋았을텐데...(ㅠ) 


 '친구들아, 내가 스피치는 멋지게 못해줬지만, 진짜 진짜 축하하고, 언제나 행복하렴!'



* 결혼식이 끝난 후 우리 한국인 동기들끼리도 사진 한장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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