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국 이야기

상해 chic (China International Fashion Fair-Spring) 관람기

Roy 2016. 4. 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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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에 상해에서 열린 chic쇼에 다녀왔다. CH는 CHina 에서, I는 International 에서 온 것 같은데, 마지막 C는 도대체 어디서 온건지 감이 잘 오질 않는다.


어쨌든 chic쇼에 참여하기 위해 3일간 상해에 갔다가 북경에 다시 돌아오니 밀린 일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다. 'MBA 1학년은 무얼 하는지도 모르면서 바쁜 시기'라고 말하는 분들도 몇 번 보았는데, 정말 그 말에 뼈저리게 동감하는 요즘 이었다.





밀린 학업에 치여 정신을 못차리는 와중에도, chic쇼 후폭풍이 내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다. 사실 머리가 복잡했던 이유는 매우 간단한데, 중국인들의 취향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한국, 더 작게는 나와 나의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일어났던 것들이다. 과거에 나와 친구들이 미제 또는 일제면 무조건 좋고 쿨하다는 생각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아닌 것처럼, 중국 사람들도 한국제를 포함한 외제는 무조건 좋다는 생각을 지워나가고 있던 것이다.


매우 창피한 기억인데, 중학교때 일본어로 '뭐라 뭐라' 적혀있던 용무늬 쫄티가 유행했었던 적이 있다. 일본어로 뭐라고 적혀 있는지도 모르면서 나도 그 티셔츠를 구매했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일어가 '비누나 샴푸 광고문구' 같은 것 이었다며, 사회문제로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한국스타일' 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장사가 되는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북경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번역기'로 돌린듯한 말도 안되는 한국어를 종종 보기도 했다. 예들들면, 아기용품점 간판에 한국어로 '아기부족' 이라고 적혀 있었다.


사실, 상해에 다녀오기 전엔 제품이나 서비스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중국 고객들한테 '한국식, 한국에서 만든 것' 이라는 인식만 제대로 심어주면 마케팅을 꽤나 성공적으로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스로도 있었고, 그렇게 해왔던 회사들도 많이 봤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방식은 더이상 통하기 힘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북경에선 아직까지도 '한국식' 이라고 써있으면서도, 한국인인 내가 봤을 때 전혀 한국스럽지 않은 옷들을 판매하는 곳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광동지역과 함께 중국에서 패션이나 경제적 변화가 가장 빨리 감지되는 상해에선 그런 가게들이 이제는 잘 보이지 않았다. 100% 한국에서 제품을 사왔다고 이야기 하는 가게에서 판매하는 옷들은, 그말이 진실인지 여부를 떠나서, 정말로 한국 옷가게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는 진리는 당연히 중국에도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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