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북경 맛집

북경 (베이징) 오도구 채식주의자 (베지테리언)을 위한 맛집

Roy 2015. 1. 2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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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래 고기를 정말 좋아하고 즐겨 먹는다. '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 이런거 엄청 좋아한다. 그런데 최근 머릿속으로만 채식주의를 시작해 볼까 하는 고민을 아주 조금씩 하고 있다. 물론 오늘 아침도 그렇고, 계속해서 육식을 즐기고 있지만, 머릿속으로만 먼저 고민중이다. 그냥 갑자기 동물들에게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이유도, 건강상의 이유도 아닌 그냥 막연히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던 찰나 채식주의자 친구의 제안으로 친구들과 오도구에 있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에 갈 기회가 생겼다. 음식들은 맛있었지만, 한번 육식의 맛을 안 사람이 채식주의란 것을 쉽게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정말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는데도, 개인적으로 포만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채식만으론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었다. 내가 담배를 안펴서 잘 모르겠지만, 육식을 끊는다는 건 담배를 끊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북경 오도구에 있는 채식주의자 식당은 칭화대 정문(동남문) 근처 큰 빵집 코너를 돌아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이라고 입구에 적혀있다.




 식당 내부 분위기는 깔끔하고 분위기 있다. 불교적 색채도 함께 가지고 있다.






 메뉴판을 보면 채식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입맛까지 당기는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사진으로만 보았을 땐 정말 연어회나 스테이크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음식들도 있다. 가격은 인당 60~70RMB 정도를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밥은 담겨져 있는 그릇도 그렇고 절밥을 연상시켰다.





 채식재료로 만든 보통의 음식처럼 보이는 것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는 무언가 육식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요리된 음식들 위주로 주문을 했다. 위 사진은 달걀 스크램블 처럼 보이지만 쌀과자를 최대한 달걀맛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좀 특별한 소스에 묻혀서 먹는 느낌이었다.




 생크림 덩어리 같아 보이는 이 음식은 감자로 만든 것 같은데 정말 맛있었다.




 이 연어회 처럼 생긴 음식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정말 정말 연어회 맛이 났다. 그래서 심지어 진짜 연어회 먹듯 간장에 찍어 먹었다.






 미트볼처럼 생긴 이 음식도 정말 미트볼 먹는 기분이 들었다. 맛이 미트볼하고 꽤 비슷했는데, 이런 음식들은 정말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생선탕도 있었는데, 이것도 2% 부족하긴 했지만 생선 먹는 기분이 들긴 들었다.




 하지만 가장 기대했던 스테이크는 조금 실망이었다. 모양만 스테이크 같고, 맛은 그냥 대놓고 팽이버섯 이었다. 아마도 이 스테이크에서 육식의 향기를 못느껴서 포만감이 안들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채식주의자 친구도 술은 마시기에, 식당을 나와 자리를 술집으로 옮겨 결국 내 배는 술로 포만감을 느끼고 말았다는 건 조금 슬픈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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